핸드드립을 시작한지 어느덧 3년 정도가 됐습니다. 처음 시작은 아주 우연히 그러나 혹독한 시간을 거쳐 현재에 이르렀네요. 다양한 퀄리티의 로스팅 원두들을 즐기기 시작했고, 핸드드립에 여러가지 변수들을 고려해 보다 안정적인 맛을 추구하게 되었답니다. 핸드드립을 시작하기에 있어서 무엇이 가장 중요할까요? 원두? 그라인더? 아니면 핸드드립의 스킬?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은게 없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커피는 모든것이 조화롭게 하나를 만들어 내야 하니까요. 그러나 홈바리스타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본인이 커피를 좋아하는가? 커피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커피 좋아하세요?
커피 스승님께 커피 클래스를 권유 받았던 여러가지 이유 중 하나는 커피를 좋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에스프레소도 핸드드립도 잘 모르지만 궁금한점도 많았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마셨을까 싶은 커피도 직접 내려서 마시고 했으니까요. 그리고 커피의 쓴맛처럼 호랑이 스승님으로부터 핸드드립을 배우고 나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습니다.
자주 다니던 커피 브랜드들을 멀리하게 되고, 직접 매장을 찾아 원두의 퀄리티와 다양함을 즐기게 된거죠. 이미 친해진 커피 사장님들과의 이야기를 나눌때도 깊이가 깊어졌습니다. 그 중 어느 사장님의 양심고백은 다소 충격적이었는데요. 본인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우연히 커피 관련된 직장을 가지게 되고 회사를 나와서 매장을 차렸을뿐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고 하니 놀랄만하죠.
집에서도 향기로운 커피를 즐기고 싶은 분들이라면 가장 먼저 고려해야할 사항은 바로 '커피 좋아하시나요?'에 대한 본인의 대답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핸드드립의 과정이 다소 귀찮을수도 있으니 귀차니즘을 넘어서는 부지런함은 필요하겠죠.
- 신맛나는 커피는 싫어하신다구요?
언젠가 우연히 바리스타분으로 부터 핸드드립을 접했을때의 감동을 아직도 잊을 수 없는데요. 처음에 느껴지는 깊고 진한 맛과 이어지는 단맛과 톡 튀는듯한 신맛에 그동안 내가 마셨던 커피들은 대체 무엇이었단 말이지? 하고 의문을 던지게 했습니다. 당시에만 해도 신맛이 나는 커피는 선호하지도 않았고 취향에 맞지 않아 항상 진하고 씁쓸한 맛을 커피맛으로 알고 지내던 시절이 있었죠. 커피를 공부할수록 커피에 대한 저의 생각과 태도가 달라지게 되더라구요.
신맛을 싫어하신다구요?
커피숍을 가거나 직접 지인들을 초대하여 커피를 내려드릴때에 '신맛나는 커피는 별로...'라는 이야기를 들으면 혼자서 생각합니다. 아직 커피의 다양한 세계를 경험해보지 못했거나 그동안 마셨던 커피들이 별로였나보다 하고 말이죠. 사실 커피에는 진하거나 혹은 신맛이 나는걸로 나뉘지 않습니다. 이미 저의 글을 찾아 읽으시는 분들이라면 어느정도의 커피에 대한 지식이 있을거라 예상합니다만, 원두의 종류와 로스팅 상태, 물과 온도 그리고 드리퍼와 핸드드립의 스킬에 따라 맛은 천지차이입니다. 신맛에도 상쾌한 기분을 내는 좋은 신맛과 미간을 찌뿌리게 만드는 나쁜 신맛이 있습니다. 조금더 나아가 프루티함이 신맛으로 느껴질수도 있지요. 예를 들어, 매운 음식을 못먹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음식은 맵다는 선입견이 생기면 아무리 노력해도 한국의 다채롭고 풍성한 맛을 소개하기란 참으로 힘든일이 되겠죠. 홈바리스타를 생각하시는 분들이라면 커피에 대한 선입견은 없는지 한번 고려해보시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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